1984년 미국 이민, 사업 실패 후 부동산 에이전트로 다시 일어서기까지
1984년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저는 미국에 오면 길거리에 달러가 넘쳐나는 줄 알았습니다.
시카고에서 시작된 미국 이민 생활
처음 도착한 곳은 시카고였습니다.
그 시절 제 마음속 미국은, 오기만 하면 돈을 벌 수 있는 나라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순진한 생각이었지만, 당시 많은 이민자들이 그랬듯 저 역시 미국이라는 나라를 기회의 땅으로만 보았습니다.
신기한 것은 그때도 사람들은 늘 미국 경제가 어렵다, 불황이다, 장사가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른 뒤 돌아보니 꼭 그것만도 아니었습니다.
불황이라고 하던 시기 속에서도 기회는 있었고, 준비된 사람은 그 안에서 길을 찾았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환경만이 아니라, 그 환경 속에서 내가 어떻게 살아가느냐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틀란타에서 맞이한 사업의 전성기
1989년 저는 다시 이삿짐을 싸서 조지아 아틀란타로 내려왔습니다.
가족이 이곳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부동산 일을 하기 전이었고, 저는 가방, 모자, 스포츠 의류, 잡화 등을 취급하는 도매사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시절 사업은 참 순조로웠습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내일이 기다려질 만큼 흐름이 좋았습니다.
돈도 많이 들어왔습니다.
30대 초반에 그런 돈을 벌다 보니 솔직히 세상 무서울 것이 없었습니다.
사업이 커지면서 도매를 중심으로 가게 지점을 무려 일곱 개까지 열었습니다.
매니저를 두고, 가족들에게도 가게를 맡겨 운영했습니다.
점심시간이 되면 도매상에 밥을 먹으러 오는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지만, 그때 집에 들어와 빨래하려고 옷을 벗어 놓으면 아내가 제 옷 주머니에서 100달러짜리 돈이 자주 나왔다고 하더군요.
그만큼 돈의 흐름이 좋았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젊음이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젊은 성공이 오히려 독이 되었던 이유
저는 원래 사람에게 잘 퍼주는 성격이었습니다.
외상도 쉽게 주고, 부탁도 잘 거절하지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그것이 정이라고 생각했고, 사람을 얻는 길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사업은 그렇게 운영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작은 구멍 하나가 결국 큰 댐을 무너뜨리듯, 조금씩 새던 손실이 나중에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되어버렸습니다.
게다가 동네 유지들과 어울리고 사람들과 어울려 다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사업 그 자체에는 점점 집중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잘나가는 사람 같았지만, 속으로는 이미 금이 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신앙이 있었지만 세상과 타협했던 시간
교회를 다니시는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저는 지금은 나이가 70에 가깝지만 35살에 교회 장로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신앙생활도 열심히 했고, 교회 안에서도 인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바로 그 시기가 제게는 더 위험한 때이기도 했습니다.
신앙을 가진 사람이 세상과 타협하며 살아간 것이 결국 화근이었습니다.
겉으로는 믿음이 있는 사람처럼 보였지만, 실제 삶에서는 세상과 타협하며 살았습니다.
새벽기도는 매일 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밤새 세상 사람들과 어울리다가 새벽기도를 가니, 기도하다가 졸기 일쑤였다는 것입니다.
가끔 번뜩 정신을 차리고 보면 목사님께서 아직도 집에 가지 못하시고 서성이고 계셨습니다.
그때 얼마나 죄송하던지, 하나님께도 죄송하고 목사님께도 미안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제 삶은 신앙과 현실이 완전히 따로 놀고 있었습니다.
이미 후회할 때는 늦어버린 뒤였습니다.
정말 버스 지나가고 손 흔드는 격이었습니다.
사업 실패 후 집 안에만 머물던 날들
결국 사업은 무너졌습니다.
지역 한인 신문에 날 정도로 크게 망했습니다.
그 시절 저는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날이 많았습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무엇을 다시 시작해야 할지, 막막함 속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잘되던 사람이 무너졌을 때 느끼는 허탈함과 수치심은 겪어본 사람만 압니다.
그렇게 고민하던 끝에 저는 부동산 라이선스를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곧바로 부동산에만 집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한 번 더 사업으로 다시 일어서 보려고 친구와 동업도 했습니다.
그러나 인생은 그렇게 쉽게 풀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 친구와도 결별하게 되었고, 그제야 저는 마음을 굳게 먹었습니다.
부동산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다시 시작하다
이제는 다른 길을 보지 말고, 본격적으로 부동산 에이전트로 최선을 다해보자.
그 결심 이후 저는 그동안 어울리던 세상 친구들과도 거리를 두었습니다.
환경을 바꾸지 않으면 인생도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늦게나마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한 번에 크게 일어난 것이 아니라, 작은 것부터 하나씩 쌓아 올렸습니다.
그렇게 버티고, 배우고, 또 견디며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제 뒤돌아보면 제 인생은 성공만 있었던 것도 아니고, 실패만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돈도 벌어보았고, 크게 무너져도 보았습니다.
사람도 믿어보았고, 관계 때문에 상처도 받아보았습니다.
신앙도 있었지만, 신앙대로 살지 못해 아프게 배운 시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모든 시간이 오늘의 저를 만들었다는 사실입니다.
이제는 지나온 인생을 기록하려 합니다
그래서 늦은 나이이지만 이제는 지나온 일들을 중심으로 블로그에 글을 써보려 합니다.
결론
잘난 사람의 성공담은 아닙니다.오히려 넘어져 본 사람, 실패해 본 사람, 다시 일어서 본 사람의 기록에 더 가깝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 가운데
사업 때문에 힘든 분, 이민 생활 속에서 외로운 분,
신앙과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는 분, 혹은 인생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분이 계시다면, 제 이야기가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